god 4집 앨범 수록곡, <길>은 지금 들어도 명곡이죠. 2001년 발매 후 20년 세월이 흘렀지만 이 길이 내 길이 맞는지 묻는 세대는 굽이굽이 그대로고요. 내가 가는 길이 원하는 목적지로 향하는 길임을 명확히 안다면 우리는 실패하거나, 실수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질문 없는 인생은 너무 재미없을 것 같아요. 태어날 때부터 정답을 쥐고 태어나지 않았으니 방황은 옵션 아닌 필수죠. 그러니 미지의 길에 서는 걸 두려워하지 말아요. 자나 깨나 소즐(소중하고 즐거운)한 매 순간, 길 위에서 정답(이루고자 하는 두루뭉술 무엇이라도)을 발견하고, 걷고, 때로 잃으며 매일 조금씩 큰 사람이 되어 갈 거예요. 에디터 나비가 장담합니다.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지 그곳은 어딘지

알 수 없지만

오늘도 난 걸어가고 있네

사람들은 길이 다 정해져 있는지 아니면

자기가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가는지

알 수 없지만

이렇게 또 걸어가고 있네

나는 왜 이 길에 서 있나

이게 정말 나의 길인가

이 길의 끝에서 내 꿈은 이뤄질까

저는 얼마 전 영덕으로 취재를 다녀왔어요. 잠깐, 여기서, 영덕 글자 보자마자 대게 생각한 사람 손! 물론 대게가 너무 맛있긴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고요. 그래서 이번 원고의 큰 제목을 ‘대게 말고도 되게 좋아서’라고 처음 썼었는데요. 인쇄 앞두고 제목을 바꿨어요. 12월에 영덕에서 대게 축제를 대대적으로 하는데, ‘대게 말고도’라는 타이틀이 뭔가 반항하는 늬앙스처럼 들릴 수 있겠더라구요. 각설하고 대게 말고도 좋은 게 너무 많은 영덕을 꼭꼭 알려주고 싶었던 제 마음, 여러분 알아주라.

🦄아름답고 아름답길, 이 길처럼

우리나라 최장 걷기 여행길로 ‘코리아둘레길’이 있어요. 서해, 남해, 동해 외곽을 연결한 것인데, ‘영덕 블루로드’가 그 모태가 되었죠. 아름답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영덕 블루로드는 총 4개 코스로 조성되어 있고, 각각 4시간에서 6시간 소요됩니다. 에디터는 가장 인기가 많다는 B코스와 함께 블루로드 여기저기를 누비고 다녔습니다.

취재 일정 내내 영덕에는 비가 왔는데, 우울함도 잠시 영덕의 바다는 어찌나 극적이던지요. 신이 없다면 있다고 번복할 만큼 기이한 구름은 바다와 가깝고, 하늘과 바다로 향하는 통로인 듯 무지개는 펼쳐져 사라지지 않았어요. 아, 이걸 보려고 왔구나. 직감했습니다. 알 수 없는 무언가를 만나려고 걷고, 걷고, 걷는구나. 비를 맞으면서도 걷는구나. 알았습니다.

항상 맑을 순 없어. 맑기만 해서는 대지를 적실 수 없으니

내가 어두운 건 필연이야

불안에 영혼이 떨릴 때

가만히 한숨을 뱉고 일어설 준비를 해

북풍의 소란에 구름 붉어지는 오후

나는 바다와 더욱 가까워진단다

짐 내려놓고 누워서 나를 안아보겠니
너를 한도, 끝도 없이 품어줄게

영덕의 3대 해수욕장(고래불·대진·부흥)을 방문하기 전 해수욕장은 거기서 거기 아닌가? 말했던 자신을 꾸짖으며, 고래불 해수욕장에서 (드러눕고 싶은 마음 억누른 채)찬란한 감정을 곱씹었습니다. 여러분, 떠나세요. 이불 밖에 찬란한 무지개가 떴습니다. 나서세요. 여러분의 정답이 저어-기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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