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랄라 벚꽃 흩날리는 봄꿈을 꾸며, 개구리는 돌 아래 몸을 뉘이고 겨울잠을 자고 있어요. 여러분의 월동 준비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요? 2023년 달력이 딱 한 장 남았어요. 우리 한 해 마무리를 제대로 해봐요. 그럼 올해도 해피엔딩이라고 쓸 수 있을테니! 새해의 희망으로 가득한 울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From Nabi
잘가 2023
12월의 여행 테마에 빼놓을 수 없는 것, 바로 해맞이죠. SRT울산역에서 차로 50여 분이면 도착하는 울주 간절곶은 우리나라를 넘어 유라시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이에요. ‘곶’이란 삼면은 바다, 육지에서 뾰족하게 튀어나온 곳을 뜻해요. 검푸른 바다가 끝도 없어 펼쳐진 간절곶 해안가는 나무 울타리가 드리워져 있고, 이른 시간 조업에 나선 크고 작은 배가 점점이 떠 있어요.
12월 초 기준, 해 뜨는 시각은 전국적으로 오전 7시 즈음이니까 아침형 인간이 아니래도 해맞이, 충분히 도전해봄직해요. 겨울 바다를 장엄하게 물들이며 마치 나를 삼킬 듯 떠오르는 붉은 태양을 두 눈에 담으세요. 잊지 못할 전율을 느끼실 거예요. 간절곶 일원은 공원으로 조성되어 소망우체통, 풍차 등 명물이 된 조형물도 자리하고, 해안가를 따라 자전거 하이킹, 트레킹 하기에도 참 좋아요.
이곳은 마치 작은 행성!
간절곶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진하해수욕장이 자리해요. 여름이면 젊음의 열기를 빛내는 서퍼들도 즐겨찾고요. 해변 너머의 바다에는 수묵화처럼 먹빛을 드리운 섬 하나가 있어요. 그 이름은 명선도. 면적 6744㎡, 둘레 330m의 아담한 크기로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지만, 언제나 사람으로 붐비는 인기 많은 섬이죠. 지난해 여름 명선도는 놀라운 변신을 했어요. 테마가 있는 경관 조명을 설치한 것인데, 힌트를 드리자면 ‘아바타의 섬’으로 불린다는 것.
일몰이 지난 시간에 맞춰 명선도를 찾았어요. 바닷길부터 섬 안 곳곳에 지형지물을 이용한 조명과 미디어아트가 어우러져 작은 행성에 발을 디딛 기분이에요. 나무와 나무 사이에는 바람결에 흔들리는 알록달록 해파리, 해안가에 별처럼 뿌려진 파란 빛은 우주를 유영하는 바다생물 아니, 바다에 반영된 은하수 무리처럼 신비롭고 아름다워요. 어린 자녀와 함께,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신비로운 명선도를 두 눈에 담으시길.
야, 너두 알프스9봉 할 수 있어
라고 했지만, 기자는 등산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그냥 산책은 참 좋아하는데 산 타는 건 반사반사. 하지만, 여행하는 일이 업인지라 종종 산 탈 일이 있는데 또 막상 오르면 뿌듯하고 오르길 잘했다는 딜레마에 빠지곤 해요. 기자처럼 힘든 산행은 거절, 그러나 산책은 오케이라면 울주에서 여기 꼭 가보세요. 알프스 9봉 중 하나인 신불산을 맛보기 스푼으로 음미할 수 있는 매력적인 코스랍니다.
국립신불산자연휴양림 주차장을 기점으로 완만한 산길을 오르면 우람한 크기의 기암괴석이 계곡을 메우고, 그 위로 큰 나무들이 그림자를 드리우는 풍경이 속속 나타납니다. 평소 걸음 빠르다는 소리를 듣는 기자 걸음으로 15분 남짓 지났을까. 파래소폭포가 보이기 시작해요. 높이 15m에 둘레 100m, 깊이 5~7m에 달하는 파래소폭포는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아 예로부터 기우제를 지내던 곳이라고 해요. 폭포를 만나러 가는 길부터, 마주친 폭포까지 기대보다 훨씬 아름다워 이대로 가기는 영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언젠가 영남알프스9봉 완등해봐! 같이... 하실래요? 😉